내가 사랑하는 사람 / 정호승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도 아니다
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
나무 그늘에 앉아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의 모습은 그 얼마나 고요한 아름다움인가.
정호승 시인
1950년 01월 03일 경희대 국문과 및 동대학원 졸업 '외로우니까사람이다'(열림원), '사랑하다가죽어버려라'(창작과비평사), '슬픔이기쁨에게'(창작과비평사) 등 다수 <대한일보> 신춘문예 시 '첨성대' 당선(197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위령제' 당선(1982년), 제3회 소월문학상 수상(1989년), 제10회 동서문학상 수상(199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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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박재형 2008.3.13 19:14
수고가많으시네요. 열심히들 협력해야겠네요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