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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던 길 멈춰 서서/장영희 손병주 2007-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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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changshin.org/bbs/bbsView/67/764077

 

 

 

        가던 길 멈춰 서서/장영희



        근심에 가득 차, 가던 길 멈춰 서서
        잠시 주위를 바라볼 틈도 없다면
        얼마나 슬픈 인생일까?

        나무 아래 서 있는 양이나 젖소처럼
        한가로이 오랫동안 바라볼 틈도 없다면
        숲을 지날 때 다람쥐가 풀숲에
        개암 감추는 것을 바라볼 틈도 없다면
        햇빛 눈부신 한낮, 밤하늘처럼 별들
        반짝이는 강물을 바라볼 틈도 없다면
        아름다운 여인의 눈길과 발
        또 그 발이 춤추는 맵시 바라볼 틈도 없다면
        눈가에서 시작한 그녀의 미소가
        입술로 번지는 것을 기다릴 틈도 없다면
        그런 인생은 불쌍한 인생,
        근심으로 가득 차 가던 길 멈춰 서서
        잠시 주위를 바라볼 틈도 없다면.

        까짓, 동전 구하는 거지로 오인되고
        예쁜 잠옷 안 입으면 어떠랴.

        온 세상이 풍비박산 나는 듯 시끄러운데
        강물에 몸을 던질 만큼 괴로운 일이나
        내 몸에 불지를 만큼 악에 바칠 일도 없이,
        가던 길 멈춰 서서 나뭇가지에 돋는 새순을 보고
        하늘 한 번 올려다 볼 수 있는 이 작은 여유는
        크나큰 축복이니까.






        "신은 다시 일어서는 법을 가르치기 위해
        넘어뜨린다고 나는 믿는다.
        나는 넘어질 때마다 번번이 죽을 힘을 다해 일어났고,
        넘어지는 순간에도 다시 일어설 힘을 모으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많이 넘어져 봤기에
        내가 조금 더 좋은 사람이 되었다고 확신한다…
        입원한 지 3주 째,‘생명’을 생각하면
        끝없이 마음이 선해지는 것을 느낀다.
        '살아 있음’의 축복을 생각하면 한없이 마음이 착해지면서
        이 세상 모든 사람, 모든 것을
        포용하고 사랑하고 싶은 마음에 가슴이 벅차다.
        그러고 보니 내 병은
        더욱 더 선한 사람으로 태어나라는 경고인지도 모른다."…
        - 장영희의 칼럼에서


        (장영희·서강대 영문과 교수)


        ::::::::::::::::::::::::::::::::::::::::::::::::::
            "행복하기 때문에 감사하는 것이 아니라,
            감사하며 살기 때문에 행복한 것입니다."


            *장영희 교수의 에세이집 '문학의 숲을 거닐다'에 수록된 글입니다.
            서강대 영문학 교수인 장영희 교수는
            어렸을 때부터 소아마비에 걸린 장애인에다
            최근에는 척추암에 걸려 오랜 투병 생활을 할 정도로 힘든 삶을 살아가지만,
            그의 에세이를 관통하는 주제는 '사랑의 힘'이며,
            이러한 불굴의 의지 속에서 삶의 아름다움을 추구하기에
            그의 글은 한없이 따스합니다.

            님의 쾌유를 빌어 봅니다!!!
            병상에서 고통받으시는 모든 분들께도
            위로의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샬롬!.

            ♬ 지저스 크라이스트 / 사라브라이트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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